스위스 2등 은행 크레디트 스위스(CS)가 1위인 UBS에게 결국 인수되었습니다. 1856년부터 이어져 오던 전통이 끊기는 순간입니다. 대차대조표 규모만 리만 브라더스의 2배인 은행입니다. 시장에 대해 무너진 신뢰가 돌아올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오늘은 지난번 SVB 파산 사태에 이어 CS 사태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1. 크레딧 스위스란?
"크레딧 스위스"(CS)란, 자국에서 2위 규모의 투자 은행입니다. 자국 2위 규모의 은행이 파산 위기에 놓였고, 1위인 UBS가 인수에 나선 것입니다. 우리나라로 비유하자면, 신한 은행이 파산 위기에 처해서 KB 국민은행이 인수를 한 것과 같습니다.
이해가 쉽게 국내 은행에 비유했지만, 훨씬 규모가 큰 은행들입니다. 15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보유한 자산의 규모가 08년도 금융 위기의 정점이었던 "리먼 브라더스"가 파산 당시 가지고 있던 자산보다 2배가 많다고 합니다.
이러한 CS가 파산 위기에 쳐했다는 소식이 들려오자, 예금자들의 뱅크런이 발생했고, 금융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며 CS뿐 아니라 전 세계 곳곳에서 은행 인출 사태가 발생하는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2. CS 파산 이유
CS는 작년부터 위기 설이 계속 제시되었습니다. CS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비밀 주의"였습니다. 보통 은행은 예금을 받을 때 이자를 지급하고, 이 돈을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더 큰 금리로 대출을 줌으로써 수익을 냅니다. (예대마진)
그런데 CS는, 반대로 예금자들로부터 수수료를 받습니다. 대신, 고객에 대한 정보를 일체 발설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다양한 범죄 조직이나, 세계 정부 고위 간부들의 자금 세탁 등을 떠맡아 막대한 수익을 챙겼다고 합니다.
이러한 비밀 주의에 대한 의혹은 지속되어 왔고, 결국 내부 고발자에 의해 전부 폭로되었습니다. 국내에서 재판도 발생했고, 스위스 국내 은행 최초로 역사적인 유죄 판결을 받게 되었습니다.
이게 파산과 무슨 상관이냐? 싶으실텐데, 문제는 지금부터였습니다. 다른 곳에서 돈을 벌어야 됐던 CS는, 투자를 하기로 결심합니다. 투자를 잘했으면 다행일 텐데, 손을 대는 곳마다 역대급 횡령, 사기가 발생합니다.
단순한 하나의 회사 정도의 스케일이 아니라, 전 세계적인 충격을 주는 사기 사건(그린실 사태, 빌 황 사태)들에 끝까지 손을 대면서, 대략 155억 달러(20조원)의 손실을 보게 됩니다.
155억 달러가 얼마인지 감이 안오실 것 같아서 비유를 드리자... 작년 대한민국 에너지 수입액이 총 155억 달러였습니다. 즉, CS의 손실 금액으로 우리나라에서 1년간 사용할 석유나 가스, 석탄 등을 전부 구매할 정도였습니다.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CS는 지난 주, 갑작스럽게 본인들의 회계 장부에 "심각한 결함"이 있음을 발견했다고 자백했습니다. 이 사실이 알려진 직후, 최대 주주 사우디에서도 추가 투자를 거절하겠다는 의사도 밝혔습니다.
SVB 파산, 시그니처 은행 폐쇄, 퍼스트 리퍼블릭 뱅크 파산 위기 등... 금융 시스템 붕괴를 두려워하는 예금자들이 결국 CS에서 돈을 인출하기 시작했고, 예금자들에게 돈을 돌려주고자 자산을 헐값에 매각하여 손실이 확정되고, 이를 보고 두려운 소비자들이 다시 돈을 인출하는 악순환이 반복됐습니다.
결국 스위스 금융 당국이 직접 개입하여, UBS에게 협력을 요청하여 결국 한화 4조 3000억에 (대략 32억 3천만 달러) 인수하기로 결정했습니다.
3. 연쇄 금융 위기
당장은 급한 불을 끈 셈입니다. 리만 브라더스의 2배에 해당하는 자산들이 헐값에 매도되고, 은행을 불신하는 예금자들이 대규모 인출을 감행하고, 이를 되돌려 주기 위해 다른 은행들도 손실을 보고 보유 자산을 팔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을 막은 것입니다.
당장 우리와 관련이 없는 것 같겠지만, 금융 시스템이 붕괴할 경우, 기업들도 자금 대출이 어려워저 줄줄이 파산할 수밖에 없습니다. 대규모 구조조정이 일어날 것이고, 실업자 수는 폭발할 것이며, 대부분의 경제 활동이 어려워져 물건을 잘 사지 않을 것이고, 물건을 잘 사지 않으니 기업들이 더더욱 어려워질 것이고, 다시 실업자가 증가하는 악순환이 지속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바이든 정부나 스위스 정부 등이 적극적으로 시장에 개입하여 이러한 금융 시스템 붕괴를 막고자 노력하는 것입니다. 어떻게 해서든 예금자들에게 신뢰를 줘야합니다. 극단적인 수를 써서라도 막아야 합니다...
우선 당장은 조금 더 추이를 지켜봐야 알 것 같습니다.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기에, 함부로 투자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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