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심 치과를 구분하는 방법은 1) 나에게 선택권을 주는지 2) 신축 병원인지 3) 치위생사 분의 실력은 어떤지를 보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아래에 과잉진료를 피하는 방법 및 과잉진료받았던 개인적 경험까지 정리했으니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1. 양심 치과는 무엇인가?
양심 치과란, 과잉 진료를 하지 않고 환자에게 당장 필요한 진료만 진행하는 곳을 말합니다. 사실 양심 치과라는 단어 자체가 "기본적으로 치과에서는 진료를 양심있게 하지 않는다"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누구나 사랑니를 뽑으러 갔거나, 단순히 스케일링을 받으러 갔을 뿐인데, 충치가 많으니 당장 치료해야 된다는 얘길 들은 경험이 있을 것입니다. 혹은 충치 치료를 받은 지 얼마 되지 않았음에도 다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얘기를 들었을 겁니다.
이러한 진단이 정확할 수는 있습니다. 사람마다 상황이 다를테고, 그들은 전문가이니 제가 틀렸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치과의사를 전문가가 아닌, 자영업자이자 한 회사의 사장님으로 생각하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그들에게 저는 소비자이고 손님이기에, 영업(=과잉 진료)을 최대한 많이 해서 많은 상품(=치료 및 수술)을 파는 것이 그들의 목적일 것입니다. 그렇기에 당장 치료가 필요하지 않거나, 혹은 간단한 치료로 끝낼 수 있는 것들을 소비자에게 겁을 줘서 큰 치료를 받도록 유도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 치과가 양심치과인지, 아니면 과잉진료를 하고 있는지는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요?
2. 과잉 진료 분류 방법
여기서부터는 소비자의 입장에서 제가 겪었던 경험과, 치과 과잉진료 박멸을 위해 싸우시는 열사 "강창용 " 원장님의 영상과 칼럼을 참고하였습니다.
1) 나에게 선택권을 주지 않는 곳
가장 큰 특징은 나에게 선택권을 주지 않는 곳입니다. 지금 당장 치료해야 되고, 안 하면 나중에 더 큰 수술 (ex: 신경치료, 임플란트)을 해야 할 수 있다고 겁을 주는 곳이죠.
물론 앞서 말했듯, 이 말들이 전부 사실일 수 있습니다. 통증이 느껴진다거나, 그 부위가 자주 붓는다거나, 이빨이 흔들리거나 하면 맞을 가능성이 큽니다.
하지만 반대로, 통증도 없고, 자주 붓는 편도 아니고 심지어 치료한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이런 말을 듣는다면 과잉 진료일 가능성이 큽니다.
2) 신축 + 경쟁 업체가 많은 곳
두번째 특징은 지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신축 병원이거나 주변에 다른 치과가 많을 경우 과잉 진료의 가능성이 높습니다. 절대로 건물의 화려함이나 깨끗한 시설에 현혹되면 안 됩니다.
다시 한번 소비자와, 자영업자의 시선으로 바라봅시다. 사업을 처음 시작한 자영업자들은 말 그대로 부채 더미에 앉아있는 상황일 것입니다. 이를 최대한 빨리 갚기 위해서는, 최대한 많은 상품을 팔아야 되는 것입니다.
치과의사 협의회에 따르면 치과를 처음 개원하는 데에만 평균 3~4억 원이 든다고 합니다. 이뿐만 아니라 인건비, 임대료 등을 생각한다면 초기 자본 회수 및 본인의 자본 증식을 위해서는 영업을 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그 동네에 치과가 본인 병원 하나만 있는 것이 아니라, 경쟁 업체가 많으면 어떻겠습니까? 어떻게 해서든 이번 기회에 환자를 붙잡고 치료를 시작시켜야, 본인들의 margin을 가져갈 수 있는 것입니다.
3) 치위생사
이건 개인적인 경험에 기반한 근거입니다. 앞서 이야기한 신축과 마찬가지 이야기인데, 스케일링을 받을 때 치위생사분의 실력을 보고 판단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치위생사 실력이랑 양심 치과랑 무슨 상관이냐? 고 물으실 텐데, 앞서 말했듯 지극히 개인적인 주관이니 단순 참고만 부탁드리겠습니다.
치위생사분이 실력이 좋으시다는 것은, 그만큼 경험이나 연륜이 높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분들은 대부분 신생 치과보다는, 오래된 치과, 즉 양심 치과일 가능성이 높은 곳에 많이 포진해 있습니다.
바꿔서 말하면, 신생 치과일수록, 신입 치위생사 분들이 많을 것이고, 실력이 미숙하여 스케일링을 받는 내내 불편하거나, 시원하지 않은 느낌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3. 과잉 진료 피하는 방법
이제부터 과잉 진료를 피하는 방법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밑에 3가지만 따라 하셔도 웬만해서는 과잉 진료를 피할 수 있습니다.
1) 방사선 사진은 꼭 찍어두자
치과 진료 시 가장 먼저 X-ray 혹은 CT 촬영을 통해 방사선 사진을 찍습니다. 이를 기반으로 명암 차이를 분석하여 충치 여부를 1차 판단, 2차로는 원장님께서 입안을 직접 살펴봐서 충치 여부를 확정 짓는 방식입니다.
이때, 꼭 방사선 사진을 핸드폰으로 촬영하길 바랍니다. 혹시라도 사진 찍는 것을 기분 나빠하거나, 못 찍게 한다면 과잉진료의 가능성이 매우 짙습니다. 안된다고 하면 사진 원본을 보내달라고 합시다. 일정 비용을 지불하면 보내줍니다.
2) 병원 2~3곳은 기본으로 가보자
후기나 리뷰만을 보고 양심치과인지 아닌지를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직접 발품을 팔아야 합니다. 다시 한번 우리를 소비자로 생각해 봅시다. 휴대폰이 카메라가 고장 나서 수리를 하러 가야 하는데, 비슷한 수리점이 주변에 5곳이 있습니다.
한 수리점을 방문했더니, 갑자기 액정도 약간 깨졌다며, 이거 내버려 두면 핸드폰을 버려야 될 수 있다고 지금 갈아야 된다고 겁을 주며 100만 원을 달라고 합니다. 그럼 여러분은 바로 그곳에서 고칠 것인가요?
대부분의 합리적인 분들이라면, 바로 옆의 수리점도 방문해 볼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당장 사용하는데 불편함이 있는 것도 아니니, 다른 지점을 방문해서, 가격 비교를 하려고 할 것입니다.
치과도 마찬가지입니다. 덜컥 그 자리에서 충치 치료 예약을 잡지 않길 바랍니다. 아무리 신뢰가 가는 병원이라도 적어도 세 곳은 돌아보길 추천드립니다. 저는 그래서 미리 예약을 일주일 정도 간격으로 잡아서 가격 비교를 하는 편입니다.
양심치과인지 아닌지는 리뷰를 보고 판단해서는 안됩니다. 직접 발품을 팔아야 합니다.
3) 가장 확실한 것은 대학병원을 가는 것
가장 확실한 방법은 대학병원을 예약한 후 충치 진단을 받는 것입니다. 대학병원은 본인의 자본이 투입된 것도 아니고, 자영업자가 아닌 회사원의 입장이므로 과잉 진료를 할 가능성이 매우 희박합니다.
가서 오랜만의 치과인데, 정기검진 차 충치 여부 파악 위해서 진단받으러 왔다고 말씀하시면, 꼼꼼하게 봐줄 것입니다. 다만 대학병원에 가서 "치과에서 여기 치료하라던데 맞냐"라는 식의 질문은 삼가면 좋겠습니다. 아무래도 같은 의사의 소견이 이미 있는 상황에선, 대학 병원 교수님들은 함부로 판단하기 어렵다고 합니다. 최대한 객관적인 판단을 위해서 단순히 정기 검진 목적으로 왔다고 합시다.
4. 복습; 개인적인 과잉진료 경험
저 또한 2020년에 사랑니를 뽑으러 새로 이사를 갔던 신도시의 한 치과를 방문했습니다. 당연히 신설이었고, 시설의 화려함에 저는 정신을 못 차렸습니다. 대기 손님도 많았고, 원장님이 굉장히 실력 있는 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CT 촬영 후 진료를 받는데, 원장님이 저에게 충치가 7개나 있으니, 치료해야 된다고 했습니다. 저는 단순히 사랑니를 뽑으러 왔는데, 사랑니 얘기는 뒷전이고 무작정 충치 얘기부터 시작하셨습니다.
충치가 있다고 보여주시는데, 물론 저는 아무것도 모르는 일반인이지만 육안으로 봤을 때는 멀쩡해 보였습니다. 시린 적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의문을 품은 저를 상담실로 보내더니, 치위생사분이 대뜸 부모님과 전화를 연결해 달라고 했습니다. 제 나이가 당시 25살이었는데, 참 이상했습니다.
일단 시키는 대로 전화를 했는데, 전화를 하자마자 거의 부모님을 협박했습니다. 아드님의 충치가 7개가 있고, 당장 치료를 해야 한다. 지금 하는 게 가장 저렴하다. 부모님은 당연히 아들을 생각하는 마음에서 치료를 진행해 달라고 했습니다.
저는 이때 당시만 해도, 과잉 진료와 양심 치과라는 단어를 몰랐기에, 그냥 내내 찜찜하다는 생각만 들었습니다. 7개 충치 치료 비용만 200만 원이었기에, 신중히 결정하기로 마음먹었고, 나는 당장엔 불편한 게 없으니 사랑니만 뽑겠다고 확실하게 밝혔습니다.
이후 개인적으로 자료를 찾아보다가 강창용 선생님의 칼럼을 읽게 되었고, 내가 과잉진료를 받았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우선 사랑니는 해당 병원에서 뽑고, 부모님이 오래 다니신 치과를 찾아가 재진료를 받았습니다.
새로운 병원에서의 소견은 "충치는 없다. 깨끗하다"였습니다. 충격적이었습니다. 정말 과잉 진료가 존재하는구나, 무턱대고 치료받으면 돈도, 이빨도 날릴 뻔했다....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습니다.
여러분들도 꼭, 의구심이 든다면 의사 말 그대로 믿지 마시고, 다른 병원도 찾아가 보길 추천드립니다. 돈 200만 원을 뜯기고, 시간과 건치까지 뜯길 수 있습니다. 선량한 시민들의 공포심을 이용하고, 자식을 생각하는 부모님의 마음을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속지 맙시다.
오늘은 치과 과잉진료 및 양심 치과 분류 방법에 대해서 알아봤습니다. 이 포스팅을 통해서 미약하지만 여러분도 꼭 소중한 돈과 시간, 치아 아끼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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