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 시간 개편안, 주 52시간 폐지?

정부에서 최근 주 52시간 개정 방안에 대해서 안건을 제출했습니다. 이 법안이 통과될 경우, 일 최대 69시간 근로가 가능해집니다. 정부에선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해 다양한 안건들을 제시했습니다. 오늘은 주 52시간 근로에 대한 문제점과 정부가 제시한 개정안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1. 현재 제도의 문제점

1) 주 52시간의 함정

주 52시간은 근로자들의 과한 근무를 방지하고, 일과 삶의 균형을 찾게 해 주겠다는 취지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일주일에 6일까지 최대 근무가 가능하니, 단순 계산으로는 하루 9시간 이내로 근무, 휴식 시간 1시간까지 포함하면 하루에 10시간만 근무를 할 수 있는 거였죠.

 

그런데 이러한 주52시간의 가장 큰 문제는, 너무 정형화되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무슨 말이냐 하면, 바쁜 주간과 여유로운 주간 상관없이 무조건 52시간이 한계선이라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이번주에 당장 마감 직전인 업무를 수행해야 할 때, 주 52시간을 훌쩍 넘겨서 근무를 해야 되는 상황이 종종 발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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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법을 어길 수는 없으니 보통 근무 제외 시간으로 잡거나, 강제로 연차를 사용하고 일을 하는 등등... 실제 근로자들에게 있어서 오히려 손해보는 일들이 많아졌습니다.

 

어차피 일을 길게 해야되는 상황이 변하는 게 아닌데, 최대 근무 시간을 막아버리니 오히려 돈도 못 받고 열정페이로 일을 해야 되는 것이 된 것입니다.

 

고용인들은 일을 할 가장 큰 원동력인 수입이 줄어들게 되고, 일의 효율 감소 및 인력 감소로 인해 회사의 수익도 떨어지고, 경영악화로 회사 사정이 어려워져 다시 고용인에게 피해가 가는 구조가 지속되었던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계속 주 52시간은 현실을 파악하지 못한 채 강행되었다는 목소리가 퍼지게 되었습니다.

 

 

2) 의무 휴식의 함정

 

현재 법적으로 근로자는 4시간 일할 경우 30분 휴식이, 8시간이상 일할 경우 1시간 휴식이 "자동으로" 주어집니다. 근로자의 휴식시간을 보장하겠다는 이 제도는 굉장히 합리적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여기에도 함정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9시에 출근한 근로자가 1시에 퇴근을 하면, 4시간을 일한 걸까요? 당연하게도 아닙니다. 이 근로자는 3시간 30분만 일한게 됩니다. 왤까요? 30분은 자동으로 휴식시간으로 들어갔기 때문입니다.

 

그럼 모든 근로자가 30분을 쉴까요? 아닙니다. 물론 30분 휴식을 회사에서 주지 않는 경우는 엄연한 불법입니다. 하지만 근로자가 자발적으로 30분 휴식 없이 4시간 동안 업무만 하고 싶을 때는 어떨까요? 

 

 

유연 근무제가 있는 많은 회사들도 일 최소 근무시간이 있고, 보통 4시간으로 주어지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혹은 하루 4시간씩 알바를 하는 분들도 하루 30분 주 4일씩만 더해도 일주일에 총 2시간의 수당을 더 받을 수 있는 것이죠. 한 달이면 8시간을 더 일하고, 2일 치의 일당을 더 받을 수 있는 겁니다. 아니면 퇴근 시간을 당길 수 있겠죠.

 

이처럼 기존에는 자동으로 법적 의무 휴식을 보장하는 취지는 좋았지만, 동시에 근로자의 선택권을 뺏어갔다는 함정이 있었습니다.

 

 

 

 

 

2.  변경되는 점 총 정리

 

1) 주 52시간 → 월, 분기, 반기, 연 단위로 운영

가장 큰 변화점은, 주 52시간 근로 시간의 폐지입니다. 조금 더 엄밀하게는 주 단위가 아닌 월, 분기, 반기, 연으로 조금 더 장기적인 시간에서 최대 근로 시간을 제한하겠다는 것입니다. 

 

정부가 새로 발표한 정책 중, "퇴근에서 출근까지 11시간 연속 휴식 보장"이 있는데, 여기에 휴식시간까지 더하면 일 최대 근무 시간은 11.5시간입니다. 이를 주 단위로 환산하면 총 69시간이 나오게 됩니다.

 

 

 

 

 

 

 

하지만 단순히 "주 69시간"으로 시행할 경우, 여유로운 주간에도 최대 근로 시간이 증가하여 근로자의 효율 감소가 일어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정부는 이를 방지하기 위해 두 가지 방법을 제안했습니다.

 

첫째, 주 단위가 아닌, 월, 분기, 반기, 연 단위의 최대 시간을 두는 것입니다. 이때 월, 분기, 반기, 연 최대 시간의 계산은 기존 최대 시간의 90, 80, 70%으로 제한했습니다.

 

즉 기존에는 월은 가능한 초과 근로 시간, 즉 야근 시간 최대 52시간, 분기 156시간, 반기 312시간, 연624시간으로 제한했지만, 이번 정부는 야근 자체는 이보다 타이트하게 140/250/440시간으로 변경했습니다.

 

둘째, '근로시간 저축 계좌제'가 도입됩니다. 즉, 피치 못하게 일이 많아서 연장 근로가 연속 될 경우, 이를 쌓아뒀다가 추후 바쁘지 않은 날에 연차처럼 사용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안식월처럼 장기 휴가를 쓸 수 있게 하는 게 의도입니다.

 

 

2) 4시간 근무 의무휴식 삭제

두번째로는 법정 의무 휴식 보장 방법이 달라지는 것입니다. 앞서 서술한 바와 같이 기존에는 자동으로 근무자에게 휴식 시간이 주어집니다. 반면, 이번 개정안을 통해서 4시간 근로자의 경우는 휴게 면제를 신청할 수 있도록 변경됩니다.

 

즉, 4시간씩 근무하는 날에는 기존보다 퇴근 시간이 30분씩은 당겨지는 것이죠. 저는 무엇보다 이 소식이 가장 반갑습니다. 8시간 이상 근무 시에 1시간  휴식은 현행 유지된다고 합니다.

 

 

 

 

 

 

 

정부는 빠르면 6월에는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언제 시행될 지는 아직 미지수지만, 빠르면 내년에는 시범 도입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조만간 주 52시간 근무 때문에 억지로 연차를 사용하지 않아도 될 날이 올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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